서귀포 모구리야영장 캠핑 2편 - 매너타임과 명당자리

서귀포 모구리 야영장 명당자리에서 둘째 날

해가 지고 늦은 시간, 야영장에서는 일종의 매너 타임이 존재합니다.
이는 당연히 법적으로 강제된 규칙은 아니고요, 가끔 야영장마다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 시간이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보통은 정해진 규칙이 아니더라도, 캠퍼들끼리 서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지키고자 하는 시간입니다.

친구 가족들과 즐거운 식사시간을 갖고, 가볍게 술 한잔 하다 보니 금방 밤 열 시가 넘더라고요. 아이들도 일찍 자야 하고 소란스럽게 떠들면 민폐가 되는 시간이므로 우리 텐트로 돌아왔답니다. 밑에 있는 텐트동의 아저씨들도 이미 자리를 정리하고 자리에 드셨더라고요.
밤 10시에서 11시가 되면 주변 텐트의 캠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명을 줄이고, 소음을 자제하도록 노력해주세요.

이 시간을 위해 챙겨 온 조선왕실 등을 켜놓으니, 약한 불빛 덕분에 주변에 피해가 가지도 않고 분위기도 좋아서 일석이조였습니다. DIY로 직접 조립하는 LED조명인데요. 조선시대 궁궐에서 연회 때 처마 밑에 달았던 등에서 착안한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한국적인 분위기가 매우 아름다운 조명입니다.



조선왕실 등 만들기 DIY 구매후기 ▼▼

만들고보니 더욱 예뻐 - 조선왕실등만들기 DIY 초미세팁

모구리 야영장에서의 캠핑 1박일정 날이 밝았습니다. 늘어지게 자고 싶었지만 전날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서인지, 아침 8시쯤 눈이 바로 떠졌어요.
이른 시간인데 아침부터 고기를 구워드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너무나 부지런. 저희는 그럴 기운이 없어 아침은 포기.

신랑은 전일 식사 후 치우지 못한 설거지를 같이 하기 위해 친구 텐트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귀염둥이 둘째에게 아침부터 들꽃을 선물로 받아왔더라고요. 아침식사 대신 모닝커피를 한잔 하며, 조카에게 받아온 노란 들꽃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전일 술을 별로 안 마셔서 해장은 필요 없더라고요.

전날 이모와 어색하게 내외(?)하던 6살 귀염둥이 큰 조카가 삼촌 이모 텐트 옆에 귀여운 작은 집을 선물로 지어줬었답니다. 귀여운 나무집이 간 밤에 무너지지 않고 튼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걸 보니, 참 야무지게도 만들었나 봐요.
녀석은 아빠가 나뭇가지로 인디언 텐트 모양의 집 짓기를 가르쳐준 뒤로, 머물던 모든 곳에 이렇게 방명록 대신 본인의 흔적을 남기는 중 이랍니다. (ㅎㅎㅎ)

지난번 모구리 야영장에서 캠핑 때, 현관 도어락 카드키를 잃어버리고 왔었어요.

바로 그때 머물던 사이트가 가까이 있어 생각난 김에 다녀왔는데요, 신기하게도 그대로 있어서 바로 찾아왔답니다.
(집에 와서 테스트해보니 문도 잘 열립니다 ㅋㅋㅋㅋㅋ)

 

이전 포스팅 1편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이번 모구리 야영장 사이트는 나무 그늘이 많고 주변에 다른 사이트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프라이빗한 캠핑을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명당자리 사이트 번호 H7번. 다음 캠핑도 이 자리로 예약을 도전해볼까 해요.
혹시 H7번에 가시게 되면 우리 조카가 만든 작은 나무집이 잘 있는지 찾아봐주세요. ^^

 

 

 

서귀포 모구리야영장 캠핑 1편 - 여기가 명당

제주에서 캠핑하기 모구리야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