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제주 일상/동네여행

제주 전통주 양조장 - 술도가 제주바당

킴머시 2021. 5. 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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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통주 양조장 술도가 제주바당 

 

     

     

     

    우리 술 전통주 좋아하시나요?

    제주 종달리에 있는 전통주 양조장 "술도가 제주바당"에 방문했던 후기를 가져왔습니다.

     

     

     

     

    귀한 전통주를 빚는 종달리 양조장

     

    술도가 제주바당은 구좌읍 종달리의 작은 마을에 있는 양조장입니다. 직접 만들어서 소량만 생산하는 귀한 전통주를 무료로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방문했답니다.

     

     

     

    들어가자마자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미리 전화 후 방문했기 때문에, 시음하러 오셨죠? 라고 물으시더니 바로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시며(ㅋㅋㅋ) 자리로 안내해주십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뽑아내는 것이 아닌, 진짜 전통방식으로 소량 생산하는 곳이라 규모도 크지 않습니다.

    한쪽에 제조하고 포장 중인 제주바당의 대표술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제품 시음기

     

    시작하기에 앞서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 "우리 양조장은 시음 클래스가 생각보다 큽니다."

     

     

     

    대표 술 두어 종류 마셔볼 수 있는 줄 알았거든요. 제주바당에서 만들고 있는 모든 술을 맛볼 수 있답니다. (와우)

    잔과 입가심 할 물 한잔이 먼저 세팅되었습니다.

     

     

    맑은바당

    약주 / alc : 15% / 원재료 : 쌀, 누룩

     

    몇 년 전에 이미 구매해서 맛본 적이 있는 술입니다.

    제주 쌀과 전통 누룩으로 손수 술을 빚어서 옹기에서 5개월 동안 발효 숙성시킨 뒤, 저온에서 다시 한번 후숙성을 시킨 약주입니다.

    한식이나, 회에 잘 어울리는 술이며, 취하기 위해 먹는 술이 아니고 맛있는 음식을 더욱 맛있고 어우러지게 먹기 위해 곁들이면 좋다고 합니다. 이런 발효주는 오히려 취하려고 마시면 위험하다고 하시네요.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에 엄청 취해버리는 술입니다.

    가볍고 살짝 달달한 맛이 가볍게 마시기 정말 좋았습니다.

     

     

    한바당

    탁주 / alc : 12% / 원재료 : 쌀, 누룩

     

    크고 넓은 제주 바다를 품었다고 하여 한바당. 맑은 바당과 동일하게 제주 쌀과 누룩, 그리고 제주 화산암반수로 술을 빚어 옹기에 3개월간 발효 숙성시킨 프리미엄 탁주입니다.

    진하고 고소한 맛! 일반 막걸리보다 걸쭉한 형태로 바디감 있는 고급스러운 맛이었어요.

     

     

    메밀이슬

    소주 / alc : 40% / 원재료 : 메밀

     

    본격적으로 소주와 증류주로 넘어가면서 잔도 싱글몰트 위스키 잔으로 바꿔주셨습니다.

    메밀이슬은 제주 메밀로 얻은 증류주로 메밀향이 살아있으며, 원료의 풍미를 극대화시킨 주질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실제로 메밀향이 어떤지 잘 아시냐고 되물으셨어요. 흔히 접하는 메밀국수 등에는 메밀이 아주 조금 들어가기 때문에 메밀향은 느끼기 힘들다며, 술을 빚는 건 향수를 만드는 것과 비슷해서 이 술에서 진짜 메밀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하셨어요.

    또 메밀로 고두밥을 지으면 진액이 나오는데, 그 향이 바나나향이 난다고 해요. 메밀이슬이 향을 먼저 맡아보니 진짜 은은한 바나나향이 났습니다.

    이 술이 오늘 제일 맛이 없을 때라고 하셨는데요. 이유는 만든 지 한 달밖에 안된 술이라서. 메밀이슬은 만들고 6개월 이상 숙성이 되면 그때 이 술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고 해요. 6개월이 지났을 때, 메밀의 향이 알코올 냄새를 덮으면서 진짜 술맛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겨우 한 달짜리 술도 이미 40도인 것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목 넘김이 부드럽고 풍부한 여운이 있었답니다.

     

     

    키위술

    일반증류주 / alc : 40% / 원재료 : 제주산 키위

     

    독특한 술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키위술은 제주에서 나는 그린키위와 골드키위를 넣어 유럽식 가향 증류주 슈냅스(Schnapps)의 제조방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순수 키위로만 만들어진 술입니다. 키위 생과일주스를 마실 때, 약간 혀가 따끔한 느낌 아시죠? 이 술도 마실 때, 비슷한 약간의 자극이 있습니다. 키위의 상큼하고 달달한 풍미가 느껴지는데, 얼음을 섞어먹으면 향은 그대로, 알코올 도수만 낮춰 순하게 마실 수 있어 좋다고 해요.

     

     

     

    자, 이쯤 왔을 때, 안주를 꺼내 주시네요. 메주콩과 낫토 콩을 동결 건조한 간식입니다. 한번 입가심을 해주고 다음 술로 넘어갑니다.

     

     

    제주낭만

    일반증류주 / alc : 40% / 원재료 : 쌀, 백도라지

     

    보자마자 최백호 님의 '낭만에 대하여'가 떠올랐습니다. 가사에 도라지위스키가 나오잖아요? 최백호님의 도라지 위스키라고, 거기에서 따온 이름이며 최백호 님에게 허락도 받았다고 하시길래 농담하시는 줄 알았는데요. 근데 실제로 최백호 님이 제주에 공연을 오셨을 때, 대표님이 제주 낭만을 5병 들고 찾아가셨대요. 이게 제주 도라지로 만든 술인데 낭만에 대하여 노래를 따서 이름이 제주낭만이라고 하셨댔나? 그때 이름을 제주낭만이라 짓겠다고 허락받았다고 하셨나? 여하튼 그래서 5병 다 드리고 왔다는 에피소드입니다. 죄송해요, 이때부터 이미 술이 취했나 정확히 기억이..... (ㅋㅋㅋㅋ)

     

     

    여튼 도라지향이 첫입에 확 느껴지는 술인데, 이걸 마시고 아까 그 콩을 씹으면 도라지향 위에 콩의 구수함이 부드럽게 얹어집니다. 무슨 이야기냐. 곁들이는 안주의 풍미가 더욱 올라가는 술이라는 이야기.

     

     

    자, 라벨이 없는 이 술의 정체는 일명 야매 소주입니다.

     

    탁주는 생주로 효모가 살아있어서 감칠맛이 나고, 시간이 지나면 신맛이 강해진다고 하는데요.
    한바당이 오래돼서 신맛이 강해지면 팔 수가 없기 때문에, 그걸 다시 증류를 해서 사장님이 드신다고 하네요. (ㅎㅎㅎ) 한마디로 비품입니다.

    도수는 60도. 첫 잔을 마시니 명치에서부터 화악 열기가 올라옵니다.

     

     

    근데 여기에 맑은 바당을 섞어서 마셔주면~

    갑자기 술맛이 부드러워지면서 목 넘김이 부드러운 술로 변신합니다. 마치 화이트 와인 같은 느낌.

     

    이것은 우리나라 전통 술빚기 중에 과하주와 같은 느낌입니다. 과하주는 발효주의 경우 도수가 약하고 부드러운 대신 쉽게 변질이 되고, 소주는 오래 두어도 변질이 되지 않지만 독해서 빨리 취해버리는 단점이 있는데 이 두가지를 보완한 것입니다.

    과하주 만드는 법은 누룩으로 만든 발효주에 증류소주를 섞어서 재숙성하는 것인데요, 전통방식의 과하주는 아니지만 참으로 술꾼다운 아이디어라 하겠습니다.

    맑은바당과 섞어먹는 것을 전에 방문했던 손님이 생각해냈다고 하는데, 그 분 참 대단한 분입니다. (ㅎㅎㅎ)

     

     

    모든 술을 맛보았습니다.

    이 뒤로 다시 메밀이슬과 키위술을 비교하며 한잔씩 더 주셨어요. 이만큼 오면 맛이 조금 덜 느껴질 법도 한데(살짝 취기가 올라서), 오히려 키위의 달달한 향과 메밀향이 처음보다 더 강하게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렇게 시음과 설명이 끝나고, 이제는 마시고 싶은 술을 다시 맛볼 수 있는 시간!

    처음에 대표님께서 시음 클래스가 다르다고 하셨지요? 이겁니다. 이제부터 마시고 싶은 만큼 마음껏 마시되, 대신 여기서 걸어서 돌아가셔야 한다고 하시네요. (대표님 입담이 아주 ㅋㅋㅋㅋㅋ)

    걸어나갈 수 있을만큼만 마음껏 마셔라!!!

     

     

     

     

    양조장 구경하기

    시음을 끝내고 양조장 구경을 할  수 있는지 문의드렸습니다. 흔쾌히 공개해주셨고, 양조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달큼한 술이 익는 냄새와 초파리들이 반겨주더군요. 술이 익으면서 뿜어 나오는 향내 때문에 초파리는 어쩔 수 없다고, 심지어 약을 칠 수도 없기 때문에 무조건 태워 죽이는 방법을 이용한다고 하셨습니다. (ㅎㅎ)

    마지막 사진은 메밀이슬이 발효되는 모습입니다. 달달하게 바나나향이 진동했습니다. 메밀을 발효하다 보면 처음에는 노르스름한 빛이 나다가, 점점 보라색으로 변한다고 해요. 근데 그걸 증류해서 내리면 투명한 술만 나오는 마법! 술을 빚는 과정은 정말 신기하고, 이런것을 만들어낸 최초의 누군가는 인류 최고의 발명가입니다! 

     

    아, 제주바당은 곧 이사를 하실 예정이라고 해요.

    지금은 공간에 비해 기계들이 너무 빼곡히 들어가 있어서 조금 더 넓은 곳을 준비 중이라고 하시네요.

     

     

     

    이렇게 기분 좋게 술을 좋아하시는 대표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좋은 술도 무료로 시음해보는 멋진 경험을 했고요. 오는 길에 바로 마실 수 있는 키위술(50,000원)과 제주낭만(40,000원)을 구입해서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서 메밀이슬 재테크를 해보려고요.

    (과연 몇 병을 사와서 6개월 이상을 참고 숙성시킬텐가 ㅋㅋ)

     

    술도가 제주바당! 술을 좋아하신다면 제주여행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코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술도가 제주바당

    주소 : 제주시 구좌읍 종달로 5길 27
    전화 : 064-783-1775
    구매 문의/무료 시음/술빚기 체험
    방문 전 전화 문의해주세요.
    술빚기 체험은 최소 이틀 전 전화예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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