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대명사 벚꽃
어제 저는 사무실을 떠나 외근을 다녀왔습니다.
멀리 서귀포까지 나갔다 왔는데 이제 진짜 봄이 왔나 봐요.
곳곳에 매화꽃이 활짝 피고, 벚꽃도 드문 드문 꽃을 피우기 시작하네요.
사실 제주는 굳이 벚꽃을 보러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요.
다니는 곳곳마다 벚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편이고, 특히 왕벚나무 자생지로 유명한 제주이지요.
왕벚나무의 자생지 제주
벚꽃 하면 떠오르는 다른 나라가 일본이죠.
100여 년 전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인 타케 신부님은 제주에서 처음 자생하는 왕벚나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타케 신부는 한라산 관음사 부근에서 왕벚꽃을 발견하여 독일의 식물학자 케네 박사에게 표본을 보냈고,
결과는 일본의 벚꽃 중 가장 유명한 품종과 같다- 였습니다.
이후 일본의 대학 박사도 한라산에서 자생한 벚꽃나무를 발견하면서,
마치 일본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제주라는것이 드러났습니다.
2001년 4월 우리나라의 산림청 연구원박사팀은 DNA 분석을 통해, 일본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 한라산인 것을 밝혀냈습니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원조를 받거나, 가져가거나, 혹은 빼앗아간 것들이 많습니다.
벚나무도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퍼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분석이었죠.
당연히 일본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결과였겠죠?
이후 계속해서 논란이 되어온 왕벚나무의 원조가 어느 나라냐- 는 문제는
기가 막히게도 15년도에 중국까지 합세해서 3국의 논란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주장은 벚나무 라는 종 자체의 원산지가 중국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왕벚의 원산지를 놓고 벌이던 한국과 일본의 설전에는 맞지 않는 성격이었지요.
(역시 역사기록이고 뭐고 무시하고 다 내 거라고 주장하는 중국, 전 세계 영토가 중국 꺼였다고 주장할 판이지요)
이 와중에 17년도 제주에서 세계 최고령의 왕벚나무가 발견되면서 한중일이 같이 싸우던 원조 논쟁은
우리나라가 진짜 원조이고, 자생지임을 뜻한다! 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수령이 무려 200여 년이 넘는다고 하니 엄청난 증거인 셈이지요.
제주의 벚꽃 명소
앞서 말씀드렸듯이 3월의 제주는 어딜 가도 온통 벚꽃이 휘날리는 섬입니다.
그중에서도 만발한 벚꽃을 구경할 수 있는 몇몇 장소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1. 제주시 전농로 (제주시 삼도일동 서사로 90 이디야커피 앞 직선도로)
매년 3월이면 벚꽃축제가 열리던 곳입니다.
안타깝게도 작년 코로나로 축제는 취소되었고, 아마 올해에도 어려울 듯하네요.
2. 제주종합경기장 (제주시 오라일동 서광로 2길 24)
역시 벚꽃축제가 열리던 곳입니다.
종합경기장 부지는 이 일대가 모두 벚나무라서 가로수가 아닌
그냥 풍성하게 가득한 벚꽃을 구경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3. 삼성혈 (제주시 이도일동 1313)
제주의 개벽 시조인 삼을나 삼신인(고을나, 양을나, 부을나)가 동시에 태어났다는 국가지정 문화제 사적입니다.
근처에 신산공원까지 이어진 벚나무들이 장관인 곳입니다.
4. 영평동 한마음선원부터 연화사까지 (제주시 영평길 214-88)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정말 주변에 몰리는 인파 없이 조용하게 벚꽃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지요.
많이 개발되지 않은 중산간 마을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직 전 근무하던 회사가 근처라 3월이면 점심시간에 꼭 시간을 보내러 방문하던 저만의 제주 벚꽃 명소 스폿입니다.
이젠 멀어서 점심시간에 찾아가긴 힘들지요...
5. 번영로 - 남조로 구간
이 곳은 정확하게 어디라고 설명드리기가 힘드네요.
번영로에서 남조로로 이어지는 구간 사이에 마을 입구거든요.
평소에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곳이지만,
벚꽃이 피는 3월만 되면 지나가다가 어?? 하고 눈에 띄는 길입니다.
흔하게 알려지지 않은 제주 벚꽃 명소이지요.
이밖에도 애월 장전리, 표선 가시리, 건입동 도두봉 등 유명한 제주의 벚꽃 명소는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표선의 가시리는 벚나무 아래 노란 유채꽃이 직선도로 양쪽에 길게 늘어서 있어서 매우 유명한 곳이었지만,
작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불쌍한 유채꽃을 모두 갈아엎는 등 수난을 겪고 있는 곳이지요.
매년 열리던 축제까지 취소했으나,
몰리는 사람들로 인해 감염의 위험성을 감지해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너무나 안타깝죠.
유채꽃모종을 키우려고 일부러 씨를 뿌려서 관리하던 것을, 예쁘게 꽃이 피어났을 때 다시 엎어버렸으니까요.
제주는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봄비가 아침까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 촉촉하게 비를 맞은 벚나무들의 꽃봉오리가 선명하게 커진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비가 그치고 나면 곧 벚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할 것 같아요.
올해도 곳곳에서 열리던 축제들은 진행이 어려울 듯하지만
차 안에서 드라이브하며, 또는 마스크 잘 쓰고 산책하며 봄을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첨부된 사진들은 모두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준비된 사진이 없는 장소는 글로만 소개하였습니다.
* 작성자의 거주지가 제주시라 서귀포 지역 장소 소개가 미흡한 점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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