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근처 갓성비 오마카세 스시테이
고급 코스의 하나로 인식되던 스시 오마카세도 요즘은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제주공항 근처의 오마카세 맛집 스시테이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수준이 낮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특히 제주라는 지역의 특성상 신선하면서 다양한 해산물류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초밥 코스인 제주 오마카세를 맛보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아닌가 싶네요.
신선한 재료 맛의 향연
저는 사실 회나 해산물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반대로 신랑은 회를 정말 좋아하지만 제 취향 문제로 인해 즐겨먹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신랑의 생일을 기념으로 제일 좋아하는 것을 사주고자, 저를 희생하고(ㅋㅋ) 제주 오마카세를 열흘 전에 예약했답니다. 즐기지 않는 것을 비싼 가격으로 먹는 건 정말 큰 결심이 필요합니다. 신랑 혼자 먹고 오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스시테이 오마카세는 그런 고민거리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적당한 가격에 다른 분들의 평도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5분 전 매장에 도착. 저희가 첫 번째로 입장했습니다. 1,2부로 나눠진 디너타임도 그나마 열흘 전에 예약해서 2부에 식사를 할 수 있었답니다.
전채요리
절대 회를 즐기지 않는 저 때문에 오마카세는 한 번도 경험이 없는 우리 두 부부. 약간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착석.
저희 외에 1팀이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 5인이었답니다.
좋은 음식을 먹을 때 반드시 술이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희는 화요 25도 한 병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얼음을 따로 요청해도 되고, 레몬을 추가로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먼저 보들보들 계란찜에 게우 소스가 듬뿍 깔린 찐 전복.
사시미
사시미는 광어와 고등어, 참치가 2p, 그리고 무늬오징어가 나왔습니다.
특제 소스가 곁들여진 광어는 식감이 무척 쫀득쫀득했고, 참치와 무늬오징어에는 거대한 히말라야 암염을 삭삭- 갈아서 뿌려주셨어요.
요즘은 점점 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아주 약간의 간을 하는 것이 트렌드인 것 같네요.
본격적인 스시 타임
화요는 큰 병도 둘이 금방 해치울 수 있지만, 이 날은 취하지 않고 식사에 집중하기 위해 입맛만 돋우는 용도로 시켰습니다. 얼음에 타서 마시니 어찌나 감질나던지.
본격적으로 초밥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따뜻한 미소를 주셔서 중간중간 마셔주니 너무 좋더라고요.
튀긴 생선살 냉채 요리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깜짝!
광어에 차조 잎을 추가한 광어 초밥. 차조 잎은 처음 먹어봤는데 일식에서는 많이 쓰이는 향신료라고 하더군요. 약간 깻잎과 비슷하면서 상쾌하게 입안을 마무리해주는 향이었습니다.
옥돔 초밥! 옥돔을 회로 먹어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겉을 살짝 아부리? 익힌 거라 비린맛은 없고 식감이 약간 쫀득? 찰진 식감이었습니다.
아 미니 카이센동 정말 맛있었습니다. 평대리에서 나오는 활 성게 알을 사용 하셨대요.
실제로 사장님의 장모님이 해녀이시고요. 요리를 하는 분이니 당연히 모든 식재료를 신선하고 좋은 것을 쓰려고 노력하시는데, 특히 우니는 무조건 제주산 성게알을 사용하신다고 해요. 한참 나올 때 일 년 치 사용할 성게알을 모두 구입해서 비용이 어마어마하다고.
밥이 한 숟갈 정도 들어간 미니 카이센동인데, 우니와 참치가 듬뿍. 사장님이 최근에 스시테이2호점으로 카이센동 전문점을 오픈하셨다던데, 거기도 꼭 한번 가봐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다시 이어서 나오는 스시 타임. 이쯤 되니 혹시나, 평소 식사 양이 적어서 이미 포만감이 온다 싶은 분들에게 샤리 양이 많으면 줄여달라고 한번 짚어주시더군요. 물론 전 그냥 먹습니다. (ㅋㅋㅋ)
위에 제가 스시테이에서 먹어보고 깨달음을 얻은 3종입니다.
- 아부리 한 참치
- 전갱이
- 광어 지느러미
살짝 익힌 참치 뱃살과 밥알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퍼지면서,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바로 이거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전갱이는 막연하게 비릴 거라고 생각한 저의 편견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고요! 진짜 단 1도 비린맛이 없었어요.
광어 지느러미는.. 와, 회 먹을 때 항상 지느러미는 오빠 다 먹으라고 손도 안 댔는데, 이렇게 꼬들꼬들하고 쫀득한 부위였군요.
이 날 식사하면서 처음 보는 분들과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장님도 유독 손님들과의 캐미가 좋았다-라고 느끼는 날이 있다며 오늘이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얹어서 드리겠다며, 우니를 듬뿍 올린 마끼를 받았네요. 크흐흐흐.
리뷰 찾아볼 때 보니, 확실히 풍성하게 챙겨주셔서 더욱 기분 좋은 것. 만족도 +100을 획득하였습니다.
감칠맛이 쏟아지는 소면과 오늘 식사의 마지막을 알리는 아나고. 찾아보니 보통 오마카세에서 붕장어가 나오면 코스가 마무리되었다는 뜻이라더군요? 아나고도 정말 부드러워서 입에서 순식간에 없어졌어요. 아주 오랜 시간 쪄서 간장소스를 얹은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오늘 식사 중에 가장 맛있었던 종류를 이야기해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베스트로 꼽은 그 초밥을 하나씩 더 만들어주셨답니다. 저는 참치 뱃살을, 신랑은 옥돔을 하나 더 먹고, 사장님께서 무늬오징어 초밥을 생일 선물로 더 주셨습니다. (ㅋㅋ)
후식으로 유자향이 나는 수제 양갱을 먹으며, 사장님 명함을 받고 마무리!
리마인드 웨딩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가족팀과의 대화도 너무 재미있었고, 특히 아버님 에너지가 넘치셔서 좋은 기운 받으면서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행 갈 때, 함께 하는 일행과 마음이 안 맞으면 여행 내내 너무 힘들잖아요. 오마카세도 오너 셰프님을 따라 떠나는 맛의 여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인당 가격도 있고, 프라이빗하게 소수로 진행되는 식사인 만큼 함께하는 일행들과의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낀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신라호텔 출신이신 사장님은, 나중에 건물을 올려서 자신의 브랜드를 층마다 차곡차곡 넣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와 신랑이 건물 올리시는데 일조하겠노라! 하니 펀드 만들면 가입하라는 재치 있는 사장님(ㅋㅋㅋㅋㅋ)
재방문의사 100%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가격도 일반적인 오마카세 가격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저희처럼 처음이신 분들이 방문하기도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방문하기 주변 주차장
스시테이 옆에 유명한 빵집이 있어요. 그 옆에 공용주차장이 있어서 이용하시면 됩니다.
스시테이 오마카세
주소 : 제주 제주시 신설로 6길 2-11
전화 : 064-756-1626
일요일 휴무
오마카세 런치 43,000원
오마카세 디너 68,000원
▼ 또 다른 제주의 갓성비 (일반적인 가격에 비해 저렴하고 만족스러운) 호텔뷔페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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