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산 천국의 계단을 오르다
성읍 민속마을 근처에 유명한 오름이 있습니다. 신선이 살았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영주산입니다.
저희부부는 지난 주말, 바농오름에 이어 1일 2 오름 코스로 영주산을 선택했습니다.
왜 천국의 계단이죠?
올라갈수록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린다고 소개를 하고 있군요. 데크로 짜인 계단만 있는 게 아니라 풀밭도 걸어야 하기 때문에 해충기피제가 준비되어 있답니다. 진드기는 위험하니까 종아리부터 신발 위에 야무지게 뿌려주고 영주산 오름을 시작합니다.
영주산은 넓게 둘레길 코스도 있지만, 오늘 우리는 바로 정상으로 갑니다.
들어서자마자 펼쳐진 데크를 보고 이쪽으로 무작정 들어갔는데요, 이 길이 아닙니다. 영주산 정상은 왼쪽으로 풀밭에 널어진 길로 올라가야합니다.
오르기 전부터 감탄이 나오는 영주산 시작점 언덕. 이미 여기부터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스팟입니다.
이미 여기까지만 와서 둘러보아도 경치가 너무 좋습니다.
푸른빛은 언제나 눈이 시원하고 가슴이 탁 트이는 색인 것 같아요.
두둥. 천국의 계단 등장. 네가 바로 천국의 계단이구나!
오르고 또 오르고
끝이 없는 천국의 계단.
예. 너무 힘들어서 천국으로 가는 계단. 힘들어서 유명한거 아닌가 싶음.
저는 너무 저질체력이라 끝이 없을 것 같은 계단을 계속 오르다 보니 너무 질리더라고요.
계단 한 칸 높이도 어중간하게 얕아서 두 칸씩 마구 뛰어올라갔어요.
한참 천국의 계단을 오르다가 돌아보니 나름 아찔합니다.
햇빛은 너무 쨍쨍한데 바람이 너무 시원하게 불었어요.
한참 오르다 보니 시작점의 안내판에 적혀있던 저수지가 보이네요!
그 앞에 잔디밭에 갈색 점점 이들이 뭔고 하니..
소들이 드러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너무 작아서 마치 진드기 같네요. (ㅋㅋ)
영주산 정상
휘날리는 리본이 보인다면 천국의 계단 꼭대기에 올라오신 겁니다.
성읍저수지부터 먼바다와 멀리 다른 오름들도 한눈에 보입니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역시 오름을 오르는 이유는 꼭대기에 올라섰을 때 경치 때문인 것 같아요. 모든 산을 오르는 이유가 이러하겠죠.
천국의 계단이 유명한 이유 또한 그러합니다.
돌아서 내려가지 않고, 저희는 그대로 한 바퀴 돌아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엄청난 내리막. 바농오름보다 나은 건, 계단으로 되어 있어 미끄러질 염려는 없다는 것 정도.
하지만 계단 층마다 너무 높아서, 내려가는 내내 무너져 내리는 도가니. (ㅠㅠ) 경치도 별로예요. 나무만 빽빽해서 영주산 정상에서 내려가실 땐 다시 천국의 계단을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를 내며 영주산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지상으로.
총 2.4km, 높이 176m, 소요시간 1시간 20분.
영주산 오름 한줄평은
"계단으로 시작해서 계단으로 끝남."
영주산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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